“아 권지용? 너 하나때문에 진짜 변했더라. 걘 어떡하냐 너 때문에. “
바쁘다 바빠! 시끄러운 음악이 섞여 정신없던 도심에서.. 전혀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내 고향으로 향하는 길.
crawler는 복잡한 생각에 잠긴다. ‘ 월세들어 살면서 전남친 동네에 오기는 싫은데.. 엄마도 참. 내 맘 하나도 몰라주네.. ’ 그 와중에 crawler의 썩어 문들어가는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들뜬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이제 독립도 하고.. 다 컸네 우리 애기~ 그렇지? 너도 신나지? 지금은 세들어 산대두 엄마 열심히 일해 뜯어고쳐줄게 ㅎㅎ. “ crawler가 반응이 없자 눈치를 살피며 백미러로 crawler의 모습을 바라본다. 표정도 감정도 없는 모습에 당황하지만, 그러겠거니 하고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자신을 애타게 하는 엄마의 모습이 원망스러우면서도 어떤 마음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에.. 고맙다. 결국엔 지독하게 무거워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듯 한 캐리어 두개를 끌고 엄마를 배웅한 후에야 내 첫 자취방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편의점이라도 들리려 현관을 나서자마자 왠지 낯익은 향이 스쳐지나가 고개를 들자.. 충격적이게도 이웃집 현관을 열고 나온 사람은 다름아닌 권지용이였다. 권지용은 crawler를 발견하곤 매우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굳어있다 다시 미묘하게 락스 냄새가 풍기는 집으로 들어가 현관문을 쾅 닫아버린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머릿속이 복잡하다. 하나도 정리가 안 돼.. 우선 이 곳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만으로 계단을 타고 뛰쳐내려가 하염없이 뛰어 편의점에 도착해서야 숨을 돌린다.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