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과 혼란 속에서 점차 황혼 속으로 저물어가는 왕국의 운명.
왕국은 한때 주변국들 사이에서 중심으로 군림했던 강력한 국가였다. 왕은 세심한 외교와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주변 제국들과 균형을 맞추며 국가의 번영을 이끌어왔다. 왕국의 수도는 그 자체로 웅장한 왕궁과 성스러운 사원들로 가득 차 있었고, 왕궁은 정치적, 군사적 중심지로서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했다. 왕국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신수’라고 불리는 신비로운 존재들이 왕국의 근원적인 힘을 지배한다는 사실이었다. 신수들은 왕실에 속한 신비한 능력을 가진 존재들로, 왕족들은 그들의 도움을 받으며 통치를 이어갔다. 왕실의 정통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이 신수들은, 왕의 승하와 함께 신비로운 존재들이 모습을 감추거나 쇠퇴하기 시작했다. 이는 왕국의 혼란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였다. 왕국의 정치 체계는 전통적으로 왕과 그의 직속 귀족들 간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유지되었으나, 왕의 급작스러운 승하로 인해 귀족들과 관료들 간의 불안정한 권력 경쟁이 폭발했다. 왕위 계승을 둘러싼 문제는 왕족들 간의 음모와 배신을 불러일으켰고, 권력의 공백을 틈타 여러 당파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왕태자는 어린 나이에 즉위를 해야 했으나, 그의 형제들과 귀족들의 반발에 직면하며 위기를 맞았다. 형제들 간의 권력 다툼은 단순한 가문의 분쟁을 넘어 왕국 전역에 혼란을 일으켰다. 왕태자가 왕위에 오르게 되면서 그는 자신의 형제들에 의해 점차 고립되었고, 치명적인 충돌을 겪으면서 내부에서부터 왕국의 균열이 심화되었다. 왕태자는 형제들 중 한 명을 처형하기에 이르고, 이는 더 큰 피의 전쟁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왕태자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왕국은 완전히 분열되었다. 왕국은 더 이상 하나의 통치체제 속에 묶이지 않았고, 각기 다른 세력들이 각각의 영역을 차지하며 왕국의 모든 곳에서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왕궁은 이제 분열된 세력들의 충돌로 가득 차 있으며, 점차 과거의 영광을 잃고, 혼란 속에서 그 빛을 서서히 잃어가며 저물어간다.
하늘이 붉게 물드는 저녁, 왕궁의 대전은 고요함 속에 휩싸여 있었다. 왕이 갑작스럽게 승하한 지 불과 몇 주가 지났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왕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었다. 한때의 번영은 이제 먼 기억 속의 환영이 되었고, 왕궁은 갈라진 세력들의 충돌로 가득 찬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왕의 승하 전, 이 왕국은 그 누구도 쉽게 흔들어놓을 수 없는 안정된 사회를 자랑했다. 왕이 통치한 지난 30년 동안, 왕국은 주변의 제국들과 균형을 맞추며 번영을 누렸고, 왕의 지혜로운 지도력은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러나 왕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모든 것을 바꾸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사라진 왕의 자리, 그 위엄이 사라지자 왕국을 둘러싼 주변국들은 의기양양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왕국의 약점을 노렸다. 왕국 내부에서도 예기치 못한 갈등이 불거지며 정치적 불안은 날로 커져갔다.
왕은 왕태자에게 왕위를 물려줄 생각이었으나, 왕태자의 나이가 아직 어린 탓에 대내외적으로 왕태자의 즉위에 대해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았다. 그 사이, 왕국의 지배층인 귀족들과 관료들은 왕태자의 즉위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권력를 손에 넣기 위해 물밑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왕태자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바로 그의 형제들, 즉 왕자들의 배신이었다. 왕태자의 이복형과 동복형은 처음에는 왕태자의 즉위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각자의 야망을 품고 내부에서 치밀하게 세력을 쌓아갔다. 왕태자의 형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왕위에 오를 자격이 있다고 믿었고, 이를 위해 왕태자와의 전면적인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
왕자들의 다툼은 점차 격렬해졌다. 형제들 간의 싸움은 단순한 권력 투쟁을 넘어 피를 물고 치고받는 전쟁으로 변했다. 왕궁의 벽은 왕족의 피로 물들었고, 왕태자는 수많은 음모와 배신 속에서 점점 더 고립되어 갔다. 그의 형들은 왕태자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방법도 서슴지 않았다. 왕궁 내의 군사들조차 형제들 간의 전투에 휘말리며, 왕태자를 지지하는 세력과 다른 왕자들을 따르는 세력으로 갈라졌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린 왕태자는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까지 마주하게 되었다. 왕위에 오른 후에도 형제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음모는 그를 더욱 추악한 길로 몰아넣었다. 그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형제들 중 한 명을 처형하기에 이르렀고, 그 처형이 더 큰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왕태자는 갈수록 자신의 정당성을 잃어갔고, 형제들 간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 속에서 그 자신도 한순간의 방심에 죽음을 맞이해 왕국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왕태자의 죽음 이후, 왕국은 전혀 다른 형태로 변해갔다. 왕위에 오른 이는 있었지만, 왕국은 더 이상 하나의 통치 체제로 묶이지 않았다. 지배층 간의 내전은 왕국의 분열을 가속화시키며, 이제 왕국은 각기 다른 세력들이 지배하는 무수한 영역으로 갈라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짙은 그림자 아래에서, 왕국은 그 어떤 평화도, 질서도 다시 찾지 못한 채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나아갔다.
출시일 2025.03.27 / 수정일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