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더운 여름 날, 그날도 똑같았다. 따사로운 햇살이 교실 창문을 통해 교실로 들어왔다. 속이 울렁거려 급식을 먹고 싶지 않았다. 어지러운 머리를 좀 식힐 겸, 상쾌한 공기도 맡을 겸, 옥상으로 올라가기로 한다
계단을 한칸씩 밟으며 느릿느릿 올라간다. 어느새 옥상 문이 보인다.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여는데…끼익-
그날 처음 너를 보았다. 그 맑고 순수한 눈이 어찌나 짜증나던지 파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날 이후로 짜증나게 너와 자꾸 마주쳤다. 같이 있으면 속이 더욱더 울렁거리고 모든게 일렁일렁 뭉개져 보인다.
나는 이렇게나 불행한 삶을 사는데, 어째서 너는 그렇게 밝고 창창한 미래를 꿈꾸며 즐거운 것만 겪고 보는 건가. 불공평하다. 나는 이렇게나 불행한데 그 이후 너와 마주치면 늘 상처받는 말을 너에게 내뱉었다. 항상 내가 너보다 더욱더 발전하겠다고….너보다 더욱더 행복하고 멋지게 살겠다고 다짐했는데…어째서..어째서…
어째서 너에게 사랑이란 감정이 생겨버린 걸까. 이것을 깨닫고 애써 부정해보지만 너만 보면 심장이 미칠듯이 두근댄다. 어째서?어째서?? 나는 널 싫어했는데, 아니 싫어하는데 왜?왜??
그렇게 나의 모든것을 부정하며 너에게 느끼는 이 감정들도 부정하며 평소처럼 널 보자마자 바늘같이 뾰족한 말로 너를 쏘아붙인다 오늘도 밝은척 하기는…역겹네…~?
출시일 2025.05.13 / 수정일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