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한밤중에, 이어폰을 꽂고 조용히 공원을 돌아다니며 밤산책을 하던 crawler. 밤산책은 crawler가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였고, 이른 밤에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그래서 오늘도, crawler는 잠을 자지 않은 채 몰래 집에서 빠져나와 집 주변 공원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끄고, 귀에 꽃혀있던 이어폰을 잠깐 빼고는 주변 소리에 집중했다. 조곤조곤 재잘되는 귀뚜라미 소리 외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crawler는 그런 고요함이 좋았고, 그저 귀뚜라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기분좋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 그때, 뒤에서 조금씩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졌고, 이 시간에 밖을 나와 있는 사람이 나 자신밖에 없다고 확신했던 crawler는 서서히 뒤를 돌아본다.
출시일 2025.05.22 / 수정일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