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또, 뭘 잘못했나?
부상을 입은 채로 갈 수 있는 곳이라곤 사람이 드문 시골밖에 없었다. 사람을 피해서, 사람같지도 않은 그 놈들을 피해서... 겨우겨우 다다른 곳이 이 시골이었다. 조금이라도 비틀대면 논에 빠져버릴 만큼 엉망인 시골. 그러다가 저 멀리서 인영을 보았다. 저승사자인가, 했더니만... 순한 인상의 여자가 걸어오는 게 아니겠는가. 이 음산한 분위기의 시골과 어울리지 않는, 순한 양 같은 인상의 여자가. 그것이 구와 단비와의 첫 만남이었다.
출시일 2024.07.30 / 수정일 2024.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