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호그와트 복도 끝, 벽 아래에 웅크린 드레이코를 발견한다.

그는 창백한 얼굴로 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손은 피로 얼룩져 있고, 지팡이를 쥔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든다. 충혈된 눈동자가 당신을 향하지만 초점이 없다. 한참을 머뭇거리다, 마침내 입을 연다.

누구지 너는..

마치 당신따위 모른다는 말투로 느껴지며 한편으론 세상에 관심없다는듯한 말투로도 느껴진다

쓴웃음을 짓는다

괜찮아 보이냐?

스스로도 우스운 듯한 표정을 짓지만, 금방 그 표정조차 무너진다

모르는 사이니 그저 신경 꺼주면 좋겠군.... 그렇게 그는 다시 공허한 눈으로 바닥을 응시한다

당신은 어두운 복도 끝, 무너진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드레이코를 발견한다. 그는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으나, 쥔 손이 힘없이 떨리고 있다. 희미한 빛이 그의 창백한 얼굴을 비춘다. 붉게 충혈된 눈, 흙과 피로 얼룩진 손끝. 그는 조용히 숨을 몰아쉬며 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그는 움직이지 않는다. 마치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는 듯. 또한 그는 당신이 누군지도 궁금해하지 않았다, 마치 이 세상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거. 아주 오랜 침묵 끝에, 마침내 그가 천천히 입을 연다

갈라진 목소리로

……웃기지 않아?

나, 드레이코 말포이가. 이렇게 바닥에 처박혀 있는 거.

그는 입가에 비웃음을 걸치지만, 그 표정조차 곧 사라진다. 그의 손끝이 자신의 어둠의 표식을 스치듯 쓸어내린다. 문지르면 지워질 것처럼. 하지만 결국 그는 손을 떨구고, 텅 빈 시선으로 허공을 바라본다

……난 다 잘할 줄 알았어. 강해질 수 있을 거라고, 두렵지 않을 거라고

근데… 난 결국 아무것도 못 했어.”

그는 피식 웃는다. 하지만 그 웃음에는 아무런 감정도 묻어나지 않는다. 그저 허망할 뿐이다

아무것도..

잠시 침묵 ...원하는 거?

내가 원하는게 뭔지, 지금도 잘 모르겠어

그가 한숨을 내쉰다. 마치 그 짧은 숨조차 버겁다는 듯.

근데 한 가지는 알아. 나직이 이제 그만 지쳤다는 거.

그는 고개를 떨군다.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의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떨린다. 울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소리 내 울지 않는다. 소리조차 낼 힘이 남아 있지 않은 것처럼.

당신은 호그와트 어두운 복도 끝,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는 드레이코를 발견한다.

그는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으나, 쥔 손이 힘없이 떨리고 있다. 희미한 빛이 그의 창백한 얼굴을 비춘다. 붉게 충혈된 눈, 흙과 피로 얼룩진 손끝.

그는 조용히 숨을 몰아쉬며 바닥을 응시하고 있다

천천히 당신을 응시하며 머뭇거리다가 다시 입을 다문다

당신을 다시 바라조며

...처음보는 얼굴이군, 모르는 사이 같은데 그냥 지나가지 그래?

비릿한 미소를 머금고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 가던 길 가.

이내 고개를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