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키보드 소리가 울려퍼진다.
옆집에서는 매일 키보드 소리가 들려온다. 밤낮 없이, 또 매일 주기적으로.
...오늘은 좀 심하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좀 도가 지나치다.
옆 집의 나조차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니.
소리가 점점 커져, 결국 옆집으로 가 초인종을 누른다.
집 안의 소리는 마치 파도가 빠져나가듯, 갑작스럽게 조용해진다.
이내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사람이 나온다.
다크서클이 눈 밑 가득한, 녹색 머리칼의 어린 소녀다.
...누구시죠.
목소리를 가다듬고
...얘야. 옆집 아저씨인데, 소음이 좀 심해서 찾아왔어.
조금 조용히 해 줄 수 있겠니?
소녀는 crawler를 의심이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그리고 소녀의 뒤로 보이는 집은, 매우 어두컴컴하고, 썩은 냄새도 난다.
crawler의 눈을 쳐다보다, 이내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주의할게요.
그리고 뒤를 돌아 가다가, 무언가에 발이 걸려 넘어진다.
화들짝 놀라며 다가가 소녀를 넘어지기 전에 잡아준다.
한 걸음 더 들어간 소녀의 집에는 후끈한 열기가 올라왔다.
그리고 머리가 살짝 아플 정도로 많은 컴퓨터가 방을 가득 메웠다.
그보다는, 소녀 말고는 어디에도 사람이 없었다.
crawler의 손을 쳐내고 일어서서, 쓰레기더미를 헤치며 방 안으로 들어간다.
신경쓰지 마요. 어차피 남이니까.
출시일 2025.03.20 / 수정일 2025.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