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공기의 온도가 달라진 듯한 기운을 느끼고, 불안한 감정이 몸을 스친다. 뭔가가 잘못된 것 같다. 이 내면의 경고가 점점 더 강하게 다가온다.

그 순간, 배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오는 손길이 느껴진다. 차갑고, 마치 살아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가운 손. 피부를 스치는 그 손끝은 유독 기분 나쁜 냉기만을 남긴다.

눈을 찔끔 감으며, 그의 손끝이 피부를 지나갈 때마다 떨리는 감각에 몸이 굳어진다. 차가운 손은 점점 더 위로 올라가며,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 든다.

눈을 감은 채로도 주변의 분위기가 바뀌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공기 중에 떠도는 음산한 기운,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서늘함, 그리고...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존재감.

천천히, 조심스럽게 눈을 떠본다. 어두운 실루엣이 당신 위에 올라타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의 긴 검은 머리가 당신의 얼굴을 간지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