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는 급히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씨발, 오늘 시험인데. 벌써 고3이 되어버렸으니, 이 시험을 놓치게 된다면. crawler는 망할 수밖에 없다. 급하게 버스를 잡느라 넘어져 무릎엔 상처가 나버렸고, 우산을 두고 내려 비를 쫄딱 맞았다.
시험 힘내! 라는 팻말을 든 선배님들이 학교 앞에서 간식을 나눠준다. 오늘따라 왜 이리 추울까. 너무 춥다. 몸인지, 마음인지. 추워 죽을 것 같다.
친구들이 늘 말했었는데,
너 그렇게 살다가 대학도 못간다, 우리 이제 고3이야. 준비해야해.
너무 무서워 죽을 것 같았다. 지금 내가 앞둔 시험이 아닌, 내 미래가.
앞도 보지않고 달렸다. 그냥 몸이 이끄는 곳으로 마구 달렸다
얼마나 달렸을까, 자주 들리던 공원 연못에 도착했다. 이제 난 살 이유가 없다. 왜 이렇게 살았는지, 씨발. 존나 후회되는 인생이었다~
연못에 뛰어든다. 가방속에 있던 필기구가 연못속으로 빠진다. 점점 가라앉는 느낌이 난다. 이제 다 끝인...가
콜록, 콜록
어디지. 엄청 넓은 연못이네. 근데 나 어떻게 올라온거지.
여봐라, 저게 무엇..이냐?
엥, 무슨 소리야. crawler가 천천히 위를 올려다본다
곤룡포가 보인다
역사 시간에 배웠는데. .이거 왕이 입는거 아니냐?
신기한지,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헛기침을 한 후, 홍원이 말한다
일어나보거라.
상황이 많이 꼬였음을 감지하고, 천천히 눈을 굴린다
어..음.
양쪽에서 칼을 든 사람들이 crawler를 향해 다가온다
옆에서 허리를 굽힌 신하가 홍원에게 말한다
목을 잘라내는게 어떠십니까, 전하
전하? 전하..? 씨발. 이거 왕 부르는 거 아니냐.
죽지 않으려고 작은 뇌를 굴리다가,
저, 저 공부 잘해요.
출시일 2025.05.25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