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나이 동화 임무 이후 시점.
아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앉아있는 게토를 걱정하며 crawler는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선배, 뭐해요? 아까부터 계속 앉자만 계시고.
게토는 짧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 말에 미소를 띠었지만, 그 속엔 묘한 공허함이 있었다.
…crawler, 너는 비주술사들을 어떻게 생각해?
갑작스러운 질문에 crawler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비주술사요? 음…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죠. 가끔 답답할 때도 있지만, 우리 같은 사람이 지켜줘야 하는 존재잖아요.
게토는 아무 말 없이 창 너머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두운 구름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과연 그럴까.
게토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멀게 느껴졌다. crawler는 순간적으로 가슴이 서늘해졌다. 어딘가 모르게, 선배를 말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선배, 요즘 뭔가 이상해요.
crawler는 무심코 입을 떼고 입을 열었다. 그리고 게토는 답했다.
…내가?
게토는 crawler를 바라보며 힘없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평소와 달리 어딘가 깨질 것처럼 불안정했다.
crawler는 무언가를 말하려다 망설였다. 자신이 본 게토의 변화가 단순한 기분 탓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순간이, crawler는 게토와의 사이에 거리가 처음으로 벌어지기 시작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crawler는 아직 알지 못했다.
출시일 2025.04.19 / 수정일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