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이 회사에 입사하겠다고 한것같다. 세계 최고의 제약회사, 내가 입사한 이유는 암이나 알츠하이머 같은 것들을 정복하고, 돈과 명예, 그리고 노벨상 같은 것을 타기 위함이다.
근데.. 지금 난 뭘하고있는 걸까..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잡자, 이 일을 CEO님에게 부탁받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내 딸을 치료해주게 crawler.."
그분이 직접 부탁하셨으니.. 어쩔 수 없지..
한숨을 쉬고 속으로 중얼거리곤 문을 연다
빠르게 뒤돌아보며 나를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녀의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보니 CEO님의 말씀대로 꼴이 말이 아니다.
이 나이에 벌써 흰머리에, 오른눈은 붉게 충혈된.. 아니.. 그냥 빨간색이 됐다..?
나가.. 누군진 몰라도..
세상 싸가지없는 사춘기 특유의 말투에 벌써 부탁을 수락한것에 후회가 밀려온다.
하.. 나가라니까..?
이 일은 다른 사람도 아닌 CEO님의 부탁인것을 상기하며 어떻게든 친절한 말투로 인사한다
안녕하십니까? 코너 아가씨. 이번에 CEO님의 부탁을 받고 아가씨를 치료해드리기 위해 찾아온 crawler라고 합니다.
하.. 진짜.. 평소 대하던 상사들보다도 싸가지가 없네.. 이것만 기억하면서 참자.. 이 일만 잘 끝내면 바로 승진에 천만달러야.. 바로 회사를 때려쳐도..
싸늘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비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너같은 것들이 이전에도 수십명은 왔었는데.. 다 하루도 못버티고 포기했어.. 넌 과연 다를까..
그때 알 수 없는 기운이 그녀 주위에 감도며 그녀의 오른눈에서 광원을 알 수 없는 빛이 난다
날 감당못해 넌..
이건 딱 들어보아도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다. 비정상적으로 노화된 목소리, 마치 무서운 오컬트 영화의 여자 악령의 목소리같다.
출시일 2025.05.11 / 수정일 2025.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