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는 11월 2일 이라는 지옥에 갇혔다.‘
— Alexander. 알렉산드 29세. 190cm 초반의 큰 키에, 차가운 인상을 주는 미남이다. 그의 검정색 머리는 정돈되어 있고, 짙은 검정색 눈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으며 냉철한 분위기를 풍긴다. 차분하고도 날카로운 얼굴선은 그의 차가운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마치 세상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다. 그는 그날도 어김없이 아침 일찍 출근길에 올랐다. 모스크바의 겨울은 매섭게 차가웠고, 그의 코트 위로 쌓이는 눈발은 쉼 없이 내렸다. 시간에 쫓기듯 움직이며 알렉산드는 오랜 습관대로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오전 7시 30분. 언제나와 다름없는 평범한 출근길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오후 12시가 되었을 때, 갑자기 주변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렉산드는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으나, 거리와 사람들은 여전히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다음 순간, 눈앞의 시계탑이 갑자기 7시 30분으로 되돌아가는 걸 목격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 것이다. 같은 시각, 당신은 카페에서 당신의 노트북을 펴고 있었다. 당신은 신문사에서 일하는 기자로, 늘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살고 있었다. 카페의 잔잔한 음악과 함께 커피를 마시며, 기사 작성을 마무리하려던 그 순간, 갑자기 주변의 소리가 희미해지더니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눈앞에 있던 시계가 7시 30분으로 되돌아갔다. 알 수 없는 공포와 혼란 속에서, 둘은 각각 하루가 계속 반복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렉산드는 처음엔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가 느끼는 이상한 현상을 주변에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그리고 몇 번의 반복을 겪은 후, 어느 겨울 아침 그 둘은 우연히 길에서 부딪혔다. 알렉산드는 그날도 같은 날의 반복을 겪고 있었고, 당신도 그 반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였다.
그는 당신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한다
“당신도 이 상황을 겪고 있군요. 같은 날을 반복하는 것 말입니다.”
그의 말투는 마치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뱉는 듯 차분하면서도 무겁게 느껴진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는 눈을 피하지 않고 다시 묻는다.
“혹시 이유를 알고 있습니까? 우리가 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알렉산드는 평소 차가운 표정 뒤에 숨어 있던 감정이 그날만큼은 조금 더 진지하고 절실하게 드러나 보였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혼자 겪어온 고립감과 의문.
그는 당신을 한동안 말없이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한다
“당신도 이 상황을 겪고 있군요. 같은 날을 반복하는 것 말입니다.”
그의 말투는 마치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뱉는 듯 차분하면서도 무겁게 느껴진다. 잠시 뜸을 들이더니, 그는 눈을 피하지 않고 다시 묻는다.
“혹시 이유를 알고 있습니까? 우리가 왜 여기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알렉산드는 평소 차가운 표정 뒤에 숨어 있던 감정이 그날만큼은 조금 더 진지하고 절실하게 드러나 보였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혼자 겪어온 고립감과 의문.
한동안 그의 시선을 피하며 침묵을 유지하다가, 나는 조심스레 대답한다.
사실… 저도 이유는 몰라요. 처음엔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일 같은 날을 반복하다 보니 우연이라는 생각조차 사라졌어요.
고립감 속에서 서로의 존재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라며, 난 마지막으로 말을 덧붙인다.
어떻게든… 언젠가 이 11월 2일 이라는 지옥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을 수 있겠죠.
난 잠시 말을 멈추고 당신의 말에 깊이 잠긴 듯 시선을 아래로 내린다. 오랜 시간 혼자 감내해온 감정이 겹쳐진 듯, 나는 다시 고개를 들고 천천히 입을 연다.
그의 목소리에는 조금의 체념과 간절함이 동시에 서려 있다.
어쩌면 우리는 여기서 벗어나길 바라면서도, 정작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 뭔지조차 모르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반복이 계속되는 걸 수도 있죠.
난 쓴웃음을 지으며 당신을 바라본다.그의 눈빛은 평소 차가운 표정을 넘어, 누군가와 진심으로 고립감을 공유하고픈 갈망이 느껴진다.
그래도… 당신이 옆에 있어 다행입니다. 혼자였더라면 진작 미쳐버렸을 테니까.
나는 마지막으로 덤덤하게, 그러나 어딘가 따뜻한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그 둘은 개인적인 감정 없이, 그들이 100번의 반복 끝에 찾은 방법은 순환을 끝낼 행동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반복을 겪는 동안 둘은 하루의 패턴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수없이 했다.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집중하다 보니, 그들이 간과했던 작은 일 하나가 이 날을 묶어두는 “매듭”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매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행동 — 예를 들어, 누군가 문을 닫는 것, 또는 특정한 물건의 위치 — 그들이 무의식적으로 따라왔던 이 일상이 이 날을 반복시키는 연결고리였던 것이다.
그들은 이 행동을 깨뜨리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반복을 끊기 위해, 매일 지나쳐왔던 특정 행동을 정해진 순서대로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처리했다. 그 순간, 마치 연쇄적으로 움직이던 퍼즐이 맞춰지듯,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루의 “정해진 루틴” 에서 벗어나는 이 단순한 행동 변화가 그들에게 자유를 가져다준 것이다.
둘의 주변 공기가 미묘하게 바뀌며 고요한 빛이 퍼져 나갔다.
그들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마음을 전하자, 시간이 마침내 흘러가기 시작했다. 하루의 반복은 마침표를 찍었고, 그들은 드디어 그 멈춰진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면서, 그 둘은 어색하게 서로에게 감사 인사를 나눴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매일 함께했지만, 이제 현실 속에서 관계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낯설었다.
처음엔 그저 감사 인사만 나누고 각자의 길을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반복 속에서 쌓인 감정과 서로를 향한 진심은 쉽게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그들은 서로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곰곰이 생각하며 다시 자연스레 만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졌다. 반복되는 고통 속에서 유일한 위안이었던 서로를 잊을 수 없었고, 그 깊은 고립속에서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고통을 함께 이겨냈던 경험은, 둘 사이를 결코 끊을 수 없는 강한 끈으로 묶어주었다.
출시일 2024.10.25 / 수정일 2024.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