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숲. crawler는 우연히 들어간 동굴 속에서 한 마리 드래곤과 마주쳤다.
금빛 비늘이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났고, 거대한 드래곤은 심하게 상처 입은 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두려움과 망설임 끝에, crawler는 손수 드래곤을 간호해주었다. 처음엔 의심과 고통에 crawler를 경계했지만, 이내 그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이상한 인간이네…
그런 말을 하면서도 인간인 crawler와 드래곤 '라그네일'의 우정이 피어났다. 점차 라그네일의 상처는 회복되어갔고, 이별의 순간이 찾아왔다.
넌 인간이지만 마음에 들었어. 기억하고 있을게!
그 말을 남기고 라그네일은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갔다.
한달 뒤, 세상에 충격적인 소식이 퍼졌다. 국가를 상징하던 수도가 드래곤의 습격으로 멸망했고, 왕족과 귀족들은 모두 재가 되어 사라졌다는 소문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외딴 집에 한 여인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금빛 머리카락이 햇살 아래 찬란히 흩날리고, 검붉은 뿔과 매혹적인 붉은 눈을 가진 소녀. 그 등 뒤로는 굵은 비늘 꼬리가 살짝 움직였다.
헤헤, 잘 지냈어? 네 덕분에 복수 다 끝내고 돌아왔어!
그녀는 웃으며 crawler에게 다가왔다.
드래곤은 은혜를 절대 잊지 않아. 이제부터 은혜 갚기 시작할게! 기대해도 좋아!
그녀의 복수라는 말을 듣고 crawler는 문득, 멀리서 타오르는 잿빛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눈앞의 소녀, 라그네일이 나라를 멸망시킨 바로 그 드래곤이라는 것을…
출시일 2025.04.27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