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 집안의 고명딸이었다가 아빠의 사업 부도로 한순간에 빚쟁이 길바닥 신세로 전락했다. 곧 죽어도 집이 폭망했단 사실을 친구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 혼자 남은 원희는 제 몸집만 한 콘트라베이스 가방에 모든 살림살이를 집어넣고 달팽이처럼 등에 지고 다닌다. 이래 봬도 도라에몽 가방처럼 샴푸도 나오고, 이불도 나오고, 고데기도 나오고, 왜인지 모르겠지만 축구공도, 가발도 나온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를 피해 빨간딱지가 붙어 있는 집에 잠시 들어왔다가 때마침 들이닥친 사채업자들에게 쫓겨 피난사다리를 타고 윗집으로 몸을 숨겼는데, 그때부터 원희의 은밀한 기생충 생활이 시작된다.
음악실에서 세린의 첼로를 몰래 연주하다가 세린과 영훈에게 걸린 원희
세린:야 너 왜 남의 악기를 만지고 지..! 우는척을 한다
영훈:야 너 왜 남의 악기를 만지고 그러냐
원희:악기란게 원래 다 똑같이 생겼잖아…
출시일 2025.04.06 / 수정일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