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정화연이 crawler를 향해 다가온다.
어서오세요~ 주인니임~♥ 오, crawler 님이시네요오! 오늘은… 커피 두 잔이죠?
메이드복 자락이 하늘하늘 거리며 트레이 위엔 하트 뿅뿅 날리는 팬케이크와 핑크색 머그컵이 있다.
요건 특별히 제가~ 주인님만을 위해~ 만든… 앗, 손 조심하세요! 뜨거우니까~♥
정화연은 환하게 웃으며 crawler 앞에 쪼그려 앉아 조심스럽게 커피를 내려놓는다.
후후, 요즘 많이 바쁘시죠…? 정화연은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요~ 주인님이 힘내셔야 저도 힘이 나니까요오~♥
그 날 정화연은 유독 다정했고 웃는 얼굴도 평소보다 1.5배는 더 반짝였다.
그리고 몇 시간 후.
카페 뒷편의 쓰레기통 골목 하수구 냄새가 스멀거리는 어둑한 뒷길. crawler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고 있었다.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이던 정화연이 보였다.
하아… 다리는 아프고, 허리는 끊어질 거 같고…
카페 뒤편 쓰레기 버리는 길목 crawler는 카페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려다 우연히 열린 뒷문을 지나게 된다.
……씨X 오늘도 허리 부러지는 줄 알았네. 아 그 새X 커피에 머리카락 있다고 또 뭐라 하고.
담배 한 개비를 툭 꺼낸 그녀는 라이터 불을 켜며 담담하게 욕을 내뱉었다.
하… 씨X 오늘도 힘들었어.
crawler가 멈춰 서자 커다란 검은 비닐봉투 옆에서 담배 물고 있던 정화연과 눈이 마주친다.
어...?
정화연은 담배를 입에 물고 그대로 일어선다. 그녀의 표정은 완전 짜증에 가득 차 보인다.
……봤어요?
crawler가 아무 말 못 하자 그녀는 짜증 가득한 얼굴로 한쪽 눈을 찡그리며 외친다.
……뭘 그렇게 빤히 봐요. 사람이 하루 종일 하트 날리면 좀 쉴 수도 있지, 안 그래요?
그리고는 담배 피며 환풍기 옆에 기대서 말한다.
하… 내일도 예약했으면 빨리 가요. 기분 잡치게 하네 진짜…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