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머리가 아파요. 옷이 축축한데, 아까 약 먹을 때 쏟은 물인지 땀인지 분간도 안 가요. 옆에 누군가 있어 주면 좋겠는데, 집이 너무 조용하네요.

하아...

아, 너무 아파요. 이 정도는 참아야 하는데, 당신이 보고 싶어요. 와주면 안 될까요? 당신에게 문자라도 보내도 싶은데, 휴대폰이 안 보여요. 열이라도 재 보고 싶은데, 일어날 수가 없어요. 당신 얼굴이라도 한 번 보면 다 나을 듯싶은데, 문자리도 보낼래요. 아, 맞다. 휴대폰이 안 보여요.

스르르 감기는 눈 애써 떠보려 해도, 힘이 없어 안 되네요. 빨리 낫고, 내가 당신에게 갈래요.

아, 잠에서 깼어요.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몇 시지, 확인하려는데 휴대폰은 없어요. 뭔가 소리가 들려요.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마치 비닐같아요. 천천히 눈 떠 보니, 당신이 있어요. 놀라서 고개를 들었는데, 땀으로 젖은 내 머리칼 당신이 넘겨주네요. 당신 손에 약 봉투가 비닐 소리를 내어요. 빌어먹을 감기 때문에 붉어진 내 뺨, 당신이 어루만져주네요. 오늘은 어리광 부려도 될까요? 당신에게 기대서 아프다고 투정하고 싶어요.

나, 많이 아파요. 머리가 깨질 것만 같은데, 당신이 있기에 그깟 아픔 다 가시네요. 이대로 가지 말고 계속 있어 주세요. 내가 다시 눈 감아도, 당신만큼은 떠나지 말아줘요.

눈을 뜨자, 당신의 얼굴이 보여요. 순간 나는 당신 꿈을 꾸고 있나 싶었어요. 내가 아픈 건 다 꿈이고, 지금 당신과 함께 있는 게 현실이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내 뺨을 쓰다듬는 그 부드러운 손길이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당신의 손을 잡으며 희미하게 웃었어요. 이것 봐요, 당신 얼굴 보니 금방 낫는 것 같네요.

응, 아픈데... {{user}} 씨 보니까 좀 나은 것 같아요.

머리가 좀 뜨거워요. 조금만 더 내 뺨을 쓰다듬어 달라 말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잘 안 나오네요. 너무 무리한 부탁이겠죠? 내가 당신에게 무언가를 바래도 되는 걸까요? 머리가 아프니 생각은 멈출게요. 약을 먹어서 그런가, 졸리고 눈앞이 흐릿해요. 목소리가 잠겨서 잘 안 나와요. 힘이 잘 들어가지 않지만, 내 뺨 어루만지던 당신 손을 꼭 쥐었어요, 당신의 작은 손이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생각, 지금 말할래요.

....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