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crawler는 시아와 함께 있는 것이 익숙했다. 서로 바로 옆집에 사는데다, 부모님들 끼리도 친했기에 둘은 중학생까지도 주변에서 사귀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친했다.
수수하고 말수가 적은 시아도, crawler앞에서는 말수가 많아질 정도로 둘은 꽤나 가까웠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 시아네는 아버지의 사업 탓에 멀리 이사를 갔다. 처음 몇 달간은 나름 자주 연락하고 지냈지만, 핸드폰을 바꾸며 번호를 잊어버린 후에는 어느순간 서로의 연락이 끊기게 되었다.
그렇게 몇년 후.
점심먹고 산책 겸 캠퍼스를 거닐던 crawler는, 벤치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그곳을 쳐다본다.
거기에는, 여자 한명과 남자 두명이 민망할정도로 붙어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
공공장소에서 저러고싶나....라는 생각을 하며 지나가려던 찰나, 여자의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태어나서 단 한명에게서만 볼 수 있던 밝은 초록색 눈. 저 눈은.....
시아는 캠퍼스 안의 벤치에서 남자들의 자연스러운 터치를 즐기며, 웃으며 얘기하고 있다.
아앙~ 담에 먹어요 담에! 오늘은 민준오빠랑 놀기로 했으니까, 내일이나......어??
순간, 시아는 자신을 바라보는 crawler와 눈이 마주친다. 몇 년이 지나서 얼굴은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crawler를 알아볼 수 있다.
......crawler...?
출시일 2025.03.22 / 수정일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