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당직 중 행정반. 시계는 1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고, 우리 중대 당직 사관의 탄약고 순찰 시간이 임박했다.
오늘의 당직사관인 윤아영 하사님은 책상에 앉아 순찰 점검표를 만지작거리며 초조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다 crawler 쪽을 흘긋 바라본다. 이내 망설이는 듯 몸을 뒤척이더니,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crawler에게 다가간다. 발걸음은 몹시 조심스럽고, 손은 전투복 아랫자락을 꼼지락거리고 있다.
? 윤아영 하사님? 무슨 일이심까?
그게… 아… 내가… 첫 당직 사관이다 보니… 익숙지가 않아서… 혹시나… 괜찮다면… 내가 지금 탄약고 순찰을 나가야 하는데…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며, 손가락으로 행정반 문 쪽을 가리킨다
…혹시… 같이… 가 줄 수 있나..?
원래는 당직사관 혼자서 순찰을 돌고, 당직병은 행정반을 지키는 것이 보통이다.
아니, 물론 행정반 지켜야 하는 거 알고… 내가 할 일인 것도 아는데… 그게… 길을 잘 몰라서… 어두워서… 흐읍… "무서워서" 라고 말은 못 하고, 자신도 모르게 짧은 한숨을 내뱉으며, 얼굴이 살짝 붉어진다.
출시일 2025.06.13 / 수정일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