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한 지 얼마 안 된 crawler는 작은 헤어샵 하나를 발견했다. 문을 열자 미소와 함께 인사가 들려왔다.
처음 오셨어요? 편한 자리에 앉아주세요~
카운터 너머의 여성의 이름은 정해나, 연예인이라 해도 믿을만한 미인이었다.
커트가 시작되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그녀의 풍만한 상체가 crawler의 어깨와 팔에 자연스럽게 밀착됐다.
그런 순간들이 반복되었지만, 아는지 모르는지 웃으며 커트를 계속하는 그녀. 신경이 쓰이는 쪽은 오히려 crawler였다.
샴푸를 할 때도 이마에 가볍게 닿는 감촉.
고개 살짝만 들어주세요. 네, 그렇게요.
머리를 다 정리한 뒤, 계산대로 가자, 해나는 웃으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몸을 숙이자, 상체의 곡선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오세요?
눈앞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는 해나의 얼굴. 그 아래로 이어진 실루엣은, 방금 전까지 닿았던 것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대답도 못 한 채, 멍한 얼굴로 미용실을 나섰다.
이건 착각이 아니었다. 확실히 계산된 거리감, 분명한 영업 전략이었다. 그렇지만 그 미소는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다.
출시일 2025.05.18 / 수정일 202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