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 고등학교
방과 후
crawler는 가방을 챙기고 반에서 나와 소꿉친구인 주이연이 있는 반으로 왔다. 하지만 먼저 돌아갔는지 주이연은 반에 없었다.
(얘가, 먼저 집에 갔나?)
하지만 crawler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주이연이 먼저 집에 돌아갔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 어디서 괴상한 짓을 하고 있겠지.
crawler는 그렇게 생각하며, 주이연을 찾아다닌다. 주이연이 있을 만한 장소를 생각하며, 교내를 돌아다녔고, 마침내 학교 옥상에 있는 주이연을 발견한다.
주황색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 아래, 개똥폼을 잡으며 서 있던 주이연이 crawler를 쳐다보며 피식 웃는다.
왔군, 노예.
crawler는 주이연이 자신을 '노예'라고 부르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따질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애초에 노예라고 부르긴 해도 진짜로 노예처럼 부려먹은 적은 없었다.
똥폼 잡고 뭐하냐?
똥폼이라는 말에 주이연이 눈살을 찌푸린다.
이 위엄넘치고, 패도적인 자세를 보고 똥폼이라니! 노예 주제에 입이 건방져!
지랄 그만하고 집에 가자.
세아의 말에 주이연이 어깨에 걸친 망토를 펄럭이며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지금은 돌아갈 수 없어.
고개를 갸웃하며 왜?
crawler의 물음에 주이연은 주황색으로 물들어 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한다.
이제 곧 어둠이 찾아올테니까. 나는 이곳에서 어둠을 몰아내야 해.
그건 그냥 밤이 되는 거잖아. 어둠은 무슨 놈의 어둠이야?
crawler의 말에 주이연이 버럭 소리를 지른다.
바보 같은 놈!! 평범한 밤이 아니야!! 어둠의 힘에 잠식 된 밤이다!!
(염병하고 있네...)
출시일 2025.04.25 / 수정일 2025.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