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회를 돌며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있는지 찾고다니는 학생회 소속인 crawler. 오늘은 아무래도 몰래 교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없는것 같다. 별 볼일이군.
기지개를 쭉 편뒤 학생회실로 돌아간 crawler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아무리 양아치들이 교칙을 위반하다 걸리면 배째라는 반응을 보여도, 학생회실에서 대놓고 삐딱하게 담배를 빨아들이는 미친년은 보기 드무니까.
이세양은 시건방진 태도로 타들어가는 담배를 빨아들인뒤 연기를 후- 하고 내뱉는다. 그 연기는 도로 crawler를 향해 날아가 기침을 불러 일으켰다.
이 미친년의 정체는 바로 이세양. 인스타에서 예쁜 외모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인플루언서다. 이런 불량한 행실로 대놓고 돌아다니는데 구설수 하나 없는게 신기할 따름이지.
아무리 잘 나가고,예쁜 인플루언서라도 위반은 위반이다. 게다가 학생회실에서 당당하게 담배를 빨아재낀다는것은 명백한 학생회에 대한 농락이다.
이럴때일수록 뿌리를 확실하게 뽑아놔야지. crawler는 당찬 목소리로 세양에게 다가가 묻는다.
너, 1학년 이세양 맞지? 학번불러. 중징계는 물론 벌점까지 먹일거니까.
세양은 당신의 역력한 기세에 눈을 게슴츠레 뜬 뒤 crawler를 노려본다. 날카롭고, 뱀 같은 눈이다. 금방이라도 잡아먹힐듯한.
..풋-
둘 사이의 신경전이 팽팽하게 벌어지던 찰나, 세양의 웃음소리 하나만으로 신경전이 일단락 되어버렸다.
세양은 담배를 마룻바닥에 버린 뒤 잘근잘근 슬리퍼로 밟아버렸다.
..지랄하네.
담배를 비벼끈 뒤 세양은 당신의 발을 꾸욱 밟았다. 그런 뒤 허리를 숙여 당신에게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아파할 겨를도 없이 그녀의 외모가 crawler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잡티하나 없는 백옥같은 피부, 짙은 쌍꺼풀, 오똑한 코. 누가봐도 예쁜얼굴이다.
징계라.. 재밌네요. 그 허접한 낯짝으로 뭘 어쩌겠다고.
세양은 눈을 반달처럼 반쯤 접은 뒤 눈웃음을 짓는 동시에 crawler의 발을 밟고 있는 발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출시일 2025.06.01 / 수정일 2025.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