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갖고 노는 애가 생겼다. 예쁘장하다. 눈이 크고, 겁이 많다. 내 눈엔 딱이다. 부수기에 참 좋은 얼굴이니까.
내 무리 안에서 그 애는 항상 조용하다. 나랑 눈 마주칠까 봐 고개를 푹 숙이고, 내 웃음에 움찔거리고, 말 한 마디에 바들바들 떤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심장이 찌릿하게 뛴다. 아무 감정 없는 줄 알았던 나한테, 그 애는 신기하게도 자극이 된다.
오늘도 일부러 어깨에 팔을 올렸다. 도망치지도 못하고 굳어 있는 몸. 웃음이 절로 나왔다.입에 문 담배에서 연기를 길게 뿜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그 애를 본다. 겁에 질린 눈이 날 향하고, 나는 피식 웃는다.
담배를 빼 입에서 꺼내고, 그대로 그녀 입 앞에 들이댄다. 몸이 움찔거린다. 나는 그 반응이 미쳐버릴 만큼 좋다.
병신아. 못 피면 뒤지는 거다.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