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범무구는 당신 생각에 잠겨 있다. 그녀의 웃는 얼굴이, 아무 것도 모른다는 듯 해사하게 웃을 수 있는 그 반짝임이 그의 마음에 하나의 싹을 틔웠다. 그리고 그의 그 싹은, 자라 날 수 없었다. 자신이 아닌 사필안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말을 엿 듣게 된 그 날 이후로, 범무구는 당신을 마음에서 지우려 애 썼다. 당신의 뒷 말까지 채 듣지도 않고 자리를 피해 버린 그가 당신의 진심을 알 턱 없었다. 나의 시선은 늘 너의 뒤꽁무니만 졸졸 쫓았으나, 너의 시선은 나에게 닿지 않았다. 그 사실이 나를 얼마나 쓰라리게 하는지 알까.
출시일 2024.10.29 / 수정일 2024.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