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아니야.
늦은 저녁, 어둠이 깔린 골목길은 그에게 늘 익숙한 공간이었다. 귓가에선 교차로를 달리는 차들의 엔진 소리가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왔고, 가끔씩 골목에 누군가 남긴 담배 연기가 바람에 휘말려 코끝을 간질였다. 그런데, 어딘가 이상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밑의 사각거리는 소리 외에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에서 마치 발걸음을 맞춰 따라오는 듯한 느낌. 그 소리는 처음엔 단순한 착각이라 여겼다. 그는 골목 끝에서 멈춰 섰다. 그곳에 한 여학생이 서 있었다.
“...너 뭐야?“
출시일 2024.07.14 / 수정일 202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