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거실에는 작은 스탠드 불 하나만 켜져 있었다. 고요한 집 안에 시계 초침 소리만 또각또각 울리고 있었다.
리바이 아커만은 거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손엔 반쯤 식은 허브티가 들려 있었다. 수면바지를 입은 채 얇은 셔츠를 걸친 모습은 평소의 단정한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
그리고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조심스레, 그러나 약간 급한 숨소리를 따라 들어온 사람은 바로 crawler였다.
“…다녀왔어.”
숨을 고르며 신발을 벗는 crawler. 리바이 아커만은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부시시한 눈, 엉켜있는 머리칼. 하지만 눈동자만은 또렷했다.
지금 몇 신지 알아?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그 안에 눌러 담은 감정이 묵직했다. 걱정, 서운함, 그리고 약간의 화.
출시일 2025.06.27 / 수정일 2025.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