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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청아 역 (18세) 여/침묵의 섬에 갇혀버린 도도한 얼음공주. “입 닥쳐! 어차피 안 들려” 차갑고, 도도하며,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미소녀다. 그런데... 어쩐지 누군가에게 버려진 고귀한 혈통의 길고양이 같은 느낌이 든다. 어쩌다 저 예쁘고 귀한 고양이가 버려졌을까, 가엾다, 안쓰럽다... 츄르라도 건넬 생각이라면 아서라. 앙칼진 하악질과 할큄 세례를 받게 될 것이다. 청아. 맑고 아름다운 소리가 날 것 같은 이름. 피아노 제조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와 성악을 전공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딸. 아름다운 소리를 업으로 삼는 집안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농인으로 태어난 아이. 맞다. 그녀는 선천적 농인이다. 타인의 시선과 체면을 중시하는 아버지는 청아의 장애를 숨겼다. 그의 관점에서 ‘수어’는 ‘나는 장애인입니다’를 온몸으로 티내는 끔찍한 퍼포먼스였다. 능숙해지면 능숙해질수록 정상인의 세계에서는 멀어지는 수치스러운 행위였다. 그 무지의 틈을 정확히 파고든 이가 훗날 청아의 새엄마가 되는 임지미였다. 그녀는 청아의 언어를 뺏으러 온 마녀였다. 딸과 아버지 사이의 소통을 끊고 진성가의 안주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과 함께 등장한 사기꾼. ‘어차피 이 집에서 네 말을 들어줄 사람은 없어. 그러니 얌전히 쥐죽은 듯 살아.’ 입말도, 손말도, 그 어떤 언어도 갖지 못한 청아는, 그녀의 실체를, 자신이 당하는 학대를, 아버지에게 전할 길이 없었다. 청아의 필담(筆談)보다는 그녀의 입이 더 빨랐다. 쓰기도 전에 그녀의 입에 막혔다. 청아는 이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마음도 닫아버렸다. 언어를 잃은 청아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자 위안은 그림이었다. 현재 임지미가 재단 이사장으로 있는 서원예고 미술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입시 경쟁률이 꽤 높은 명문 예고에, 재단 이사장의 딸이자, 장애인이 편입하자, 특혜논란이 더해져 아이들에게 은근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말했지 않은가. 그녀의 성정 역시 만만치 않다고. 아이들이 그녀 앞에서 대놓
공책에 안녕이라고 적는
출시일 2024.08.04 / 수정일 2024.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