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톡. crawler가 쓴 보고서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습관적으로 데스크를 두드린다. 벌벌 떨면서도 눈을 똑바로 맞춰오는 crawler를 보면 이상하게도 더 골려주고 싶다. 쯧- 하고 혀를 차자 crawler의 어깨가 작게 떨린다. 지금도 그러네. 아무 잘못 없으면서 떨고 있는 꼴을 보면 짜증이 밀려온다. 밥은 먹었을까. 보고서는 자신이 수정한다고 crawler를 돌려보내려는데 야근을 하겠다나. 준석의 이마에 얇은 핏줄이 도드라진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crawler를 차가운 눈으로 응시하다가 이내 한숨을 흘린다. 왜 말귀를 못 알아먹지. 됐으니까 가보라고. 너 밥 안 먹었잖아.
출시일 2024.09.20 / 수정일 2024.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