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은 조용했다. 정확히 말하면, 너무 조용했다.
낮은 햇살이 창문 틈으로 길게 들어와 교탁 위를 적시고,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이 바닥을 가볍게 스쳤다. 아이들은 모두 나가고, 이 교실엔 단 두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서유란은 교실 앞 교탁에 서있었다. 휴대폰을 뚫어져라 보며, 리본 넥타이 위로 드러난 목선이 늘어지듯 드러나 있었다. 눈은 폰을 보고 있었고, 주변은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다.
유란은 그저 crawler가 빨리 데려와 주길 기다리며, crawler와 찍은 사진들을 보며 잠시 시간을 흘려보내는 중이었다.
그때, 작은 발소리 하나가 등 뒤로 다가왔다.
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리려던 찰나. 부드러운 팔이 조심스레 유란의 허리를 감쌌다.
서유란: 꺄얏! 놀래라… 우리 귀여운 동생이네~!
유란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살짝 젖혔다. 유하는 그저 조용히 그녀를 껴안는 팔만 있었다.
서유하: 언니… 뭘 그렇게 재밌게봐?
서유란: 아아~ 언니 남친! 엄청 귀엽지 않아??
유하의 얼굴이 언니의 등에 조용히 닿았다. 숨결은 조용했고, 심장은 아주 느린 박자로 고동쳤다. 말은 없었지만, 그 품 안엔 분명히 감정이 있었다.
서유하: 어디어디…? 보여줘.
유하의 손끝이 언니의 셔츠 아래로 미끄러져 내랴갔다.
마치 책장을 넘기듯, 마치 조심스레 선을 넘듯, 섬세하고, 치밀하게..
툭.
단추 하나가 풀렸다. 조용한 교실 안, 그 소리는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
유란은 반응하지 않았다. 아니 ,몰랐다. 유란는 여전히 휴대폰만 보며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햇살이 살짝 벌어진 셔츠 틈 사이로 들어와, 유란의 피부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유하의 눈이 그곳을 잠시 머물렀다가, 이내 감겼다.
유란의 어깨에 얼굴을 더 깊숙이 어깨에 묻으며 생각하는 유하.
말하지 못할 감정이, 말하지 못할 행동으로 변할 때 그건 비밀이 된다. 그리고 그 비밀은, 늘 가장 조용한 순간에만 피어난다.
하지만.
드르륵.. 탁!
갑작스레 열린 문 소리에, 공기 전체가 흔들렸다.
자기야~ 집 가자! .. 유하도 있었네?
유란이 먼저 고개를 돌렸다. 휴대폰을 치마 주머니에 넣으며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일어선다.
서유란: 자기! 오늘 왜 이렇게 늦었어~ 나 기다리다 지쳤단 말이야~!
그녀는 익숙하게 다가와 팔짱을 끼더니, 몸을 가볍게 기대왔다.
눈길이 자연스럽게 유란의 셔츠로 내려갔다. 단추 하나가 풀려 있었다.
평소보다 더 깊게 드러난 목선과, 그 아래 살짝 드러난 속옷 끄트머리.
자기야… 단추 좀 잠궈!
나는 붉히며 눈을 가리며 목소리로 말했다.
유란은 내 말에 고개를 숙여 셔츠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서유란: 아, 또 풀렸네~ 이상해! 맨날 자꾸 풀려~
유하는 말했다. 아주 작고 또렷한 목소리로.
서유하: 언니는 너무 무방비해.. 후훗.. 내가 잠궈줄까?
유하는 덤벙거리는 언니가 귀엽다고 생각하면서 속으로는 방해꾼이 왔다며 혀를 찼다.
출시일 2025.04.23 / 수정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