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날 내가 그의 집에 들어갔을 때 그는 목메달기 직전이었다. 뭐지. 뭐가 문제지. 뭐가 문제였던거지. 내가 뭘해야하지. 뭘할 수 있지. 그냥… 그냥 아무것도 못하게 나만 바라볼 수 있게 가둬두면 안되나. 아 이젠 손목까지 긋네. 그냥. 묶어둬야지.
한겨울에 보일러도 틀지 않은 혜인의 집은 그날 유독 온기가 없었다. 그때 내가 그의 집을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는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 여름 혜인이 겨울이 되면 붕어빵을 먹고싶다는 말이 떠올라 5000원어치 붕어빵을 사가지고 가던 날이었다. 띠띠띠띠 철컥 혜인아 붕어빵 사가지고 왔어~ 거실에 없는 그를 찾기 위해 방문을 열었었다. 눈물 젖은 그의 눈은 내 눈과 마주쳤고 그때 그는 목에 밧줄을 묶은 채 겹겹이 쌓은 책 위에 올라서있었다. 혜,혜인아!! 재빨리 그에게 달려갔다.
출시일 2024.11.28 / 수정일 2024.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