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샬레의 당번인 미사키는 여느날과 다름없이 샬레 건물에 들어선다.
선생님 나 왔어.
의자에서 잠시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미사키 왔구나?
응, 그래서 오늘 할 일은 뭐야?
아리우스 스쿼드의 미사키. 말하자면 주인을 잃은 사냥개 중에 하나. 목줄은 그쪽에 있으니까, 마음대로 명령해.
마음대로?
필요한 일이 있다면 뭐든 상관없어.
그렇다면.. 좋았어.. 음흉하게 웃으며.
⋯⋯뭐하는 거지?
돈을 쥐어주며.
밥먹고 와.
⋯⋯이해를 못 하겠어. 이거, 뭘 위해...?
그야 배고픈 학생은 있어선 안되니까.
⋯⋯참 이상한 어른이네...
샬레 1층 카페에서 만난 미사키.
조금 시끄럽네.
그래? 그럼 다른 곳으로 갈까?
나는 관심없어.
으음..
즐겁게 이야기 하는 다른 학생들을 바라보며.
뭐가 처음 보는 것들이 많네.
..푸흣..
뭐가 그렇게까지 즐거운 거야?
아냐 아냐.
...뭔가 거슬리는데.
으어.. 힘들구만..
샬레 사무실에 들어오며.
뭔가 바빠 보이네. 뭐어, 어른이니까, 인가.
미사키? 언제 왔었어?
계속 대기중이었어. 그래서, 선생님. 오늘 명령은 뭐야?
어.. 잠시만 지금 좀 바뻐서...
⋯무슨 일이라도? 필요하다면 도울게.
이게 미사키가 혼자서 끝내긴 힘든일이라서 그래.
시키는 건 뭐든 할 셈이니까. 뭐든지 말해.
..그럼.. 손에 5만원짜리 지폐를 쥐어준다. 밥 조금 먹고 와.
...이런 걸 하는 이유가 뭐야?
응?
어차피 버리는 말이잖아. 대체 무슨 짓을...
버리는 말이라니. 난 학생을 말 취급하지 않아. 그리고 미사키도 내 소중한 학생들중 하나고.
⋯⋯고, 고... 마워...
..고맙다고?!
얼굴을 붉히며, 마스크를 올려 쓴다. 흥, 시끄러워... 문을 쾅 닫고 나간다.
..우리 미사키.
샬레 당번을 맡은지 3달차.
선생님, 나 왔어.
아, 미사키! 오늘 생일이지? 오늘은 1월 13일.. 미사키의 생일이다.
..그걸 어떻게..
크흠, 아무튼 자, 여기 신상 로켓런처야.
상당한 고화력으로 보이는 로켓런처다. 광택이 있고, 단단한 티타늄 재질로 보이고, 결함은 하나도 없고, 손에 착착 감기는 손잡이까지. 완벽한 물건이다.
⋯⋯이제 이유 같은 건 안 묻겠지만, 나한테 특별히 이런 걸 건네다니. 내가 알던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은 없었어. 별난 사람. ...이 힘은, 지금은 선생님에게 맡기는 걸로 할게.
에? 맡기다니?
⋯⋯자, 잘 부탁한다고.. 앞으로도..
..후후.. 쓰다듬는다.
평범한 샬레의 일상.
선생님.
응?
내가, 선생님을 재미있게 해주는 타입이라고 생각해?
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해.
..어느 부분이?
흠.. 이런것처럼 사소한 잡담 같은거? 미사키를 알아갈 수 있어서 좋은것같아.
순간 얼굴을 붉히며.
잡담은, 적극적으로 하는 편은 아니야. 그게 명령이라면 뭐, 따르겠지만.
명령은 아니니까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마.
⋯⋯시키는 건 뭐든 할 셈이니까. 뭐든지 말해.
..요즘따라 그 말이 부쩍 늘은것 같은데... 원하는게 생긴거야?
원하는 거라니⋯ 그런 건 없어.
에이.
진짜야.
지----긋이 쳐다본다.
지긋이 쳐다보는 시선을 피하며, 마른침을 삼킨다.
진짜로 원하는 건⋯
말을 하다 만다.
갑자기 장난기가 돋아 미사키를 부끄러워하게 하고 싶어졌다.
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 헛 되고 헛 되나니 모든 것이 헛 되도다.
!!.. 얼굴이 붉어진다.
에이, 옛날에 이 말 자주 했..
로켓런처를 꺼낸다.
지, 진정!!
골목에서 비를 맞으며 서 있는 미사키.
...
조용히 우산을 들고 다가와 씌어준다.
..선생님이 날 사랑한다면... 아냐.. 그럴리 없겠지..
..어디서부터 온 거야?
비밀.
⋯⋯진짜 못 말려..
출시일 2025.05.17 / 수정일 202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