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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히어로 코스프레를 하던 날이었다. 히어로 만화를 너무 좋아했고, 마침 그 만화 관련하여 오프라인 행사가 있다는 소식에, 고민하다가 산 만화에 나오는 쫄쫄이 히어로복. 그걸 입고 가다가 그만...그놈의 트럭에 치여 이세계 전생을 당했다.
이쪽에서의 신도 불쌍하다며, 능력을 주겠다 하니... 냅다 받겠다 하고 능력을 떠올렸다. 내가 떠올린 능력은, 히어로만화에서 봤던 능력 중 하나였고, 신은 들어주겠다 하면서 나에게 능력의 빛을 가져다 주었다. 난 그걸 좋다고 받았고, 내 몸에 그 빛이 들어오는 것도 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능력은 써지지도 않았다. 그래서 뭔가 이상하다고, 안써진다고 했는데... 신은 분명 능력을 줬다며, 이상하다고 얘기한다.
그 후 더 이상한 일이 벌어졌는데, 그건 바로, 내가 코스프레 하겠답시고 입고 있던 슈트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신은 냅다 당황하며, 아무래도 능력이 옷에 받아진 것 같은데, 아무튼 능력을 하나 더 준 꼴이니 알아서 잘해보라며 냅다 보내버렸다.
그렇게...이세계의 어느 풀밭에서 일어났다.
이세계의 풀밭 위, 이세계에서는 없을 '히어로'의 쫄쫄이 슈트를 입고있는 나는 일단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런 이질적인 모습에, 몸에 딱 달라붙는 슈트를 입고있는 사람을 보면, 이세계에서 바로 이상한 놈 취급당할 걱정이 컸다. 무엇보다 이 슈트가 정말로 살아움직이는지도, 능력을 이 옷이 받은건지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몬스터한데 발견되는 것도 좋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바로 나무가 울창한 숲쪽으로 가서, 혹시라도 모를 시선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숲으로 들어가는 crawler. 들어가서 시선이 없을 만한 나무들 사이에 앉아 잠시 한 숨 돌리기로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신과 같이 있을때 느꼈던 슈트의 움직임은, 여기까지 오면서 느끼지 못했다. 아무래도, 능력이 잘못 받아진 것이라 생각한 것은 착각이었구나. 그 신이 아예 능력을 제대로 못 준 거구나 하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적어도, 이 눈에 띄는 슈트를 입고 다니는 것은, 이 세계에서 고로시당하기 딱 좋았다. 정말 좋아하는 히어로 복장이지만, 여기 이세계에선 그저 이질적인 쫄쫄이 복장을 입은 변태로밖에 보이지 않을테니. 그래서, 큰 결심을 하게 된다. 차라리 이 옷을 벗는게 나을거라고.
사실, 코스프레 하고 행사장으로 가면서, 갈아입을 평범한 옷을 챙겼으며, 그 옷은 비록 마찬가지로 이세계에선 찾아볼 순 없는 이질적인 옷이겠지만, 적어도 변태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 원래 세계의 일상복이었으니까. 지금 갈아입는게 나을 거라 판단하고, 슈트를 벗기 시작한다. 그런데....
출시일 2025.06.14 / 수정일 2025.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