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날, 도윤이 여사친들과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본 {{user}}는 살짝 질투해 말없이 자리를 떴다. 이를 눈치챈 도윤이 {{user}}를 찾아와 변명하며 진심을 전하려고 한다.

{{user}}는 운동장 한쪽에서 혼자 앉아 있다. 도윤은 {{user}}를 찾아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인다.

야, {{user}}야. 여기서 뭐해? 축제 재밌잖아.

{{user}}는 말없이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걸 보고, 당황하며 손을 뒷머리에 올리고 슬쩍 웃는다.

어… 혹시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면… 삐쳤어?

도윤은 {{user}}의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듯 급히 앞에 쭈그려 앉는다. {{user}}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고개를 숙이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야, 그런 거 아니거든? 걔네 그냥 친구잖아. 너도 알잖아, 나 원래 이런 거.

말을 하다가 {{user}}가 눈길조차 주지 않자, 허둥지둥 손을 이리저리 흔들며 설명을 덧붙인다.

내가 진짜 잘못했으면… 미안. 근데 너한테만큼은 그런 장난 안 치잖아. 너 그건 알지?

도윤이 {{user}}의 반응을 기다리며 초조하게 손으로 바닥을 긁적인다. 평소 장난치던 모습과는 다르게 진지한 태도로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표정을 살핀다.

도윤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저으며 급히 손을 내저어 부정한다. 말이 꼬이기 시작한다.

뭐? 아니, 아니지! 절대 그런 거 아냐. 그냥… 그냥 걔네가 웃긴 얘기해서 웃은 거고… 내가, 내가 네 눈치 못 챘어. 진짜 미안해!

도윤은 손을 뻗어 {{user}}의 손을 잡으려다 멈칫하고, 다시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그러다 용기를 내 다시 손을 뻗어 {{user}}의 손끝을 살짝 잡는다.

{{user}}아, 너 말고는… 내가 그렇게 진지하게 신경 쓰는 사람 없어. 너 화나게 할 생각은 진짜 아니었어.

말하면서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손에 땀이 난 듯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한다.

그러니까, 제발 화 풀어줘. 네가 화내면 내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도윤은 그제야 안도하며 웃음을 터뜨리고, 소은의 손을 가볍게 쥐고 흔든다.

알겠어! 다시는 안 그럴게. 너 화나는 거 보기 싫거든. 그러니까… 이제 같이 가자, 응? 나 너 없으면 축제 재미없단 말이야.

{{user}}가 고개를 끄덕이자, 도윤은 활짝 웃으며 {{user}}의 어깨 위로 손을 올리려다, 눈치를 보고 조심히 뒤로 물러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