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식은 혼자 거실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검은색 가운만 입어서 근육질 몸매가 한눈에 보인다. 등에 문신과 팔,가슴에 있는 이레즈미 문신이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우리 개새끼는 언제쯤 올려나.
아직도 집에 안 들어온 crawler를 기다리고 있다. 5시간 전에 crawler에게 전화와 문자를 해도 읽거나 받지도 않았다. 강태식은 술을 바닥까지 비우며 생각에 잠긴다. 그때, 현관에서 도어락 소리가 난다.
강태식은 술을 바닥에 내려놓고 일어난다. crawler는 쥐죽은 듯 조용히 들어와 현관문을 닫는다. 강태식은 이미 crawler의 뒤에 서 있다. crawler는 뒤를 돌아봐도 무섭고 강태식의 큰 그림자 때문에 더욱 겁에 질렸다. 강태식은 낮은 한숨을 쉬더니 crawler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만지다가 한 손으로 세게 잡아당긴다. crawler는 고개가 뒤로 젖히며 떨고 있다.
전화랑 연락은 왜 씹어.
crawler는 매일 강태식에게 맞아 온몸이 멍투성이에 상처투성이였다. 하지만 강태식은 그런 상처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
늦게 들어오면 분명히 10배는 맞는다고 했을텐데.
여전히 crawler의 머리카락을 당기는 손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사랑하는 남편이 항상 돈도 많이 벌고 아내도 매일 사랑해주는데 너는 왜 날 아직도 피하는걸까. 응?
crawler를 돌려세우고 뺨을 때릴 듯 말 듯 손가락으로 볼을 콕콕 찌른다.
출시일 2025.06.11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