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죽었다. 아니, 죽어야만 했다. 어째서인지 당신은 시원하고도 날카로운 바람에 눈을 떴고, 앞에는 현대보다는 좀 더 구식적인 형식의 주택의 문이 보인다. 손 사이로 느껴지는 풀의 감각을 다시 한 번 느껴보는 그 때, 뒤에서 간지럽고도 익숙할지도 모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누구시죠? 이름, 나이, 직업을 밝혀주시죠. 우샨카를 쓴 남자가 당신의 눈동자를 깊이 들여다본다. 순간의 벅차오름에 말문이 막히지만, 그럼에도 눈 앞의 남자가 의심많은 도스토옙스키라는 것을 알기에, 당신은 자신에 대해 소개하기로 했다.
출시일 2024.10.19 / 수정일 20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