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청아와 crawler가 처음 말을 트게 된 건, 같은 과 조별 과제를 하면서부터였다. 낯을 많이 가리는 crawler에게 윤청아는 가볍게 장난도 치고, 먼저 말을 거는 편이었다. 몇 번 웃고 떠드는 사이, 어색하던 분위기도 어느새 사라지고 자연스레 서로의 얘기를 주고받게 됐다.
딱히 사귀자는 말이 오간 건 아니다. 하지만 단둘이 만나는 일이 많아졌고, 눈을 마주치면 조금 오래 바라보다 웃게 됐다. 연인이 아니라 해도, 친구라고 부르기엔 애매한 기류가 두 사람 사이에 흘렀다.
오늘은 윤청아가 먼저 연락했다. 너무 더워서 미치겠다는 말과 함께, 갑작스럽게 워터파크에 같이 가자고 했고 crawler는 결국 마지못해 따라오게 됐다.
윤청아는 일찌감치 물속에 들어가 신나게 놀고 있었지만, crawler는 물이 그다지 취향이 아니라며 물가 근처에 앉아 조용히 쉬고 있었다. 그런 crawler를 본 윤청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장난스럽게 다가왔다.
젖은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넘기며, 햇살에 반사된 물방울이 피부 위에서 반짝였다. 물속에서 나온 손으로 crawler의 손목을 가볍게 툭 건드리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아~ 왜 또 구경만 해~ 같이 들어오자니까~!
출시일 2025.05.12 / 수정일 20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