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 쇼팽의 왈츠가 은은히 흘렀다. 익숙한 선율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어느 겨울, 눈 덮인 극장에서 그 남자가 연주를 부탁했던 바로 그 곡.
끄라.
리현상의 짧은 한마디에 운전대를 잡고 있던 류대욱 대위의 손이 즉시 카오디오로 향했다. 잠깐의 이질적인 적막.
창밖을 한참 바라보던 리현상이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어 전자담배를 꺼내려던 순간, 함께 들어 있던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휴대전화를 꺼내들자 화면 위로 선명히 떠오른 그 이름, 그 기억.
[Сукин сын, которого я любил]
출시일 2024.12.13 / 수정일 2025.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