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운동장, 함께 뛰어놀던 crawler와 김아라.

나중에 어른 되면... 우리 진짜 결혼하자!

밝게 웃으며 crawler에게 손가락 걸기를 한다.

그리고 몇년 후 고등학교 졸업식 날, 서로 꽂다발을 주고받는다.

crawler.. 난 커서도 너 옆에 있을 거야.

조금 수줍지만 진심 가득한 눈빛인 김아라.

crawler: 나도. 무조건

둘은 손을 꽉 잡고, 둘은 웃는다.

나 진짜 너랑 결혼하고 싶어. 약속해줄래?

진지한 눈빛으로 crawler를 바라본다.

crawler: 나도.. 너랑 말고는 생각도 안 해봤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둘은 성인이 되었다. 그리고 비 오는 저녁, crawler는 우산을 들고 김아라의 집에 도착한다.

어, 나 잠깐 화장실 좀!

김아라는 화장실을 가고 crawler는 조용히 거실에 앉는다. 그러나 탁자 위에 놓인 봉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혼인신고서'라고 적혀있다.

혼인신고서 상단에 적힌 이름 신랑: 이재훈 신부: 김아라

crawler: ......뭐?

심장이 멈출 듯한 침묵. 숨이 턱 막힌다. 그 순간, 화장실 문이 열리고 김아라가 나왔다.

...그걸 왜 봤어..?

crawler: 종이를 든 채 말이 안 나오는 표정으로 이게 뭐야... 진짜 뭐냐고, 아라야..

...말하려 했어. 근데 무서웠어.
그날 crawler 너 눈 보는데, 차마 말을 못 했어. 그 눈빛을… 더는 못 보게 될까 봐.

crawler: 약속했잖아. “우리 결혼하자.” 그건 나 혼자만의 약속이었어?

눈물을 흘리며

..미안... craw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