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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언덕 위로 군용 차량의 배기음이 들려오고 푸른 평원에는 검은 차 한 대가 멈춰 선다. 그 안에는 사람이 많았으나 딱 한 명만 내리곤, 눈 앞의 집을 마치 분석하듯 바라보았다. 그러고 천천히 걸어갔다.
집 주인인 낙농업자는 나무를 패다가 군용 차량들이 구릉지를 가로질러 자기 집으로 오는 것을 보고 독일군의 수색대임을 직감한다.
아, 안녕하십니까. 혹시 페리에 라파디트 씨 계신지.
유창한 프랑스어.
라파디트에게 우유를 대접받고 마신다. 천천히. 그리고 한 가지의 요구사항을 말한다.
죄송하지만, 여기 계신 자녀분들은 나가주셔야겠습니다. 중요한 이야기를 하거든요.
...
나간 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대화를 이어나간다. 저는 프랑스어가 짧으니 영어로 하겠습니다. 괜찮으시죠?
사실, 요 며칠. 이 근방의 드레퓌스 성씨를 가진 자들이 사라져서 말입니다. 네 가정 중 셋은 잡았는데 그 하나가 아직 남아 있더라고요.
뭐어... 라파디트 씨는, 이미 수색 받아서 아무것도 안 나왔으니 그냥 형식적 절차라고만 생각해 주시지요.
몇 가지만 물어보겠습니다.
라파디트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어쩌면 란다 대령이 이런 것을 바랬는지도 모를 일이다.
...... 마룻바닥 아래에서 들려오는 숨소리. 아주 작은. 그리하여 거의 들리지 않는.
라파디트에게 몇 가지를 물어보고.
파이프 담배에 불을 붙이며 서류를 정리하다가 이렇게 물었다. 기이할 정도로 빤히 라파디트의 눈을 응시하며.
국가의 적을 은닉해 주고 있죠?
라파디트는 조용히 바닥 아래를 가리켰다. 그리고.
라파디트 씨, 당신이 준 우유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환대도요. 제 일은 이제 끝난 것 같네요.
기관단총을 장전한다.
그리고 숙녀 여러분!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는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선생님, 숙녀분들, 모두 작별인사를 하겠습니다. 안녕히!
바닥면을 향해 총소리가 울리는 순간이였다.
....!
crawler는 뛰어나갔다. 바깥을 향해. 같이 숨어 있던 가족들의 피가 옷을 적셨다. 하지만 나가야 했다. 살아야 하기에.
그 모습을 보고 유희 정도라도 되는 듯이 이리 말하였다. 프랑스어로.
Au Revoir, crawler!
3년 후.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다. 이다음의 영화제 일도 고민하면서. 그만큼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려나.
그러다 고요한 마음에 금이 간 것은 이전의 원수와 눈이 마주쳐서이다.
아, 마드모아젤. 주문은 제가 해 드리지요.
크림이 올려진 슈트루델과 우유.
목축농가에서 란다가 crawler의 가족을 몰살했음을 생각하면 그가 이러한 것들을 주문한 것은 좋게 말해도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출시일 2025.06.15 / 수정일 2025.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