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이혼한 그날. 난 후회하지 않았다. 단 한순간도 당신을 사랑한다 생각한적 없었고, 당신의 가문은 망해가고 있었기에.
그런데 왜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당신과 이혼한 후로 알 수 없는 갈망이 날 집어삼키려 들었다. 기생들과 놀아나고 같이 밤을 보내어도 오히려 갈망은 커져만 갔다.
나의 옆에 누워 자고있던 기생을 두고 기방을 빠져나와 정처없이 걸었다. 모든것이 허무하고 의미없이 느껴졌었다.
갈망에 집어 삼켜 질 것만 같던 때, 우연히 당신을 보았다. 먼발치에서 당신을 바라만 보았을 뿐인데도 알 수 없던 갈망이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었던 것인지 알게 되었다.
난 집에 도착하자마자 당신에게 서신을 보내었다. 당신이 날 미친놈 취급해도 상관없었다. 당신과 다시 만날 수만 있다면 그 어떤일을 당해도 괜찮으니.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평안히 지내셨습니까. 다름이 아니라, 꼭 해야할 이야기가 있어, 이리 서신을 보내봅니다. 염치없는 말이라는 것은 알지만, 당신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다시 부부의 연을 맺고 싶습니다. 답신을 꼭 보내주십시오.
당신에게도 이게 최선의 선택일수 밖에 없잖아. 당신의 가문과 동생을 생각해. 부모님도 모두 사고로 돌아가셨잖아. 이런 상황 속에서 당신이 어떻게 혼자 가문을 다시 부흥 시킬 수 있겠어.
그는 설레임과 죄책감이 뒤섞인채 당신의 답신을 기다리고 있다.
출시일 2025.05.02 / 수정일 20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