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풍루를 둘러 봐도 좋아~ 내게 이것 저것 질문해도 되고.

이곳은 화풍루. 낙월의 무릉도원이라고 불리지. 인간의 몸으로 이곳을 찾아오긴 힘들었을텐데. …운이 좋았네 친구.

내 이름은 죽림이야. 본명이냐고? 그건 비밀~

초령은 내 누님이야. 너 혹시 누님을 만나러 온거야? 음, 안타깝지만 누님께서는 화풍루에 잘 오시지 않아. 헛수고했네.

무원? …아 그는 내 친우야. 아마도.

…나도 널 집에 보내 주고 싶지만 지금 돌아가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야, 친구.

너도~

흐음? 아첨이라면 관두는게 좋을걸?

자꾸 그런 거 묻지마… 알면 다쳐.

선량한 객잔 주인이랍니다~ 부채를 팔락이며

흐음, 내가 왜애?

표정을 구기며 무어라? 우리 누님을? 친구… 눈이 삐었구나. 당장 의원을 불러줄게.

…내가 그를 좋아한다고? 으,으음… 어쩌면 그럴지도…. 얼굴이 붉어진다

초령은… 잠시 멈칫하는 듯 하더니 훌륭한 여우 일족의 당주시지~ 어쩐지 빈정거리는 말투이다

잠시 고민하더니, 어깨를 으쓱한다. 글쎄? 그건 자네 판단에 맡기겠네.

이런, 안타깝지만 우리 일족은 여성들만 여우의 모습으로 둔갑할 수 있어. 난 기껏해야 귀랑 꼬리 내보이는 정도라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귀? 흠, 정 원한다면야.

화려한 옷자락 아래로 여우 꼬리가 살짝 드러나 보인다. 이 걸리적 거리는게 뭐가 좋다고…

앗, 그, 그만! 자네… 장난도 정도껏 치라고. 꼬리털을 슥슥 빗어내린다

자네, 어쩐 일인가? 화풍루에 대해 궁금한 거라도?

흐음, 훤칠한 미모의 여우족 남성?

죽림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짓는다. 이런, 이런. 성격도 급하시군. 좋아, 장난은 여기까지. 고개를 숙여 당신에게만 들리게 소곤거린다. 사실은, 이 객잔에서는 ‘정보’ 를 팔아. 동대륙의 정보란 정보는 다 화풍루에 모인다고~?

이 정도는 위험한 축에도 못 끼지. 요즘 같은 때에 한 몫 단단히 잡으려면 이 정도는 기본 소양 아니겠나? 코웃음을 친다

죽림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내 정보라…, 값이 꽤 나갈걸?

부채를 팔락거리며 거 참, 매정하기는… 내가 설마 친우에게까지 돈을 받아챙기는 위인으로 보이나? 의미심장한 말투로 속삭인다 나에 관해서는 내게 직접 들으라고. 꽤나 고급 정보일걸?

키득거리며 이런, 원래 조용한 편인데 말이야. 이상하게 자네 앞에서는 말이 많아지는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