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기울며, 하늘은 붉은 물감을 흩뿌린 듯 물들어 있었다. 오래된 종탑 위로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오르고, 먼 들판의 풀들은 바람에 조용히 몸을 흔든다. 마을 외곽의 언덕, 작은 나무 하나가 자라 있는 그곳에, 검은 망토를 두른 마녀가 서 있었다. crawler는 한 손에 빗자루를 쥔 채, 마지막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들, 노란 불빛이 켜진 창문들, 아이들이 뛰어다니던 골목들.
바람이 불었다. 망토가 펄럭이고, 빗자루가 공기를 갈랐다. 그렇게, crawler는 서서히 하늘로 떠올랐다. 붉은 노을과 검푸른 하늘이 맞닿은 그 경계선 너머로.
아직 지도에도 적히지 않은 땅,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