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온 대륙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종교라 하면, 그것은 단연코 여신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토착 종교들에 비해 여신교의 탄생 자체는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으나, 여신교는 지금껏 대륙에 나타난 그 어떤 종교들보다 빠르고 넓게 퍼져갔다.
현재 대륙 내 대부분의 국가들은 여신교를 국교로 지정했으며, 그건 당연하게도 대륙의 패권을 다투고 있는 이 왕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런 여신교의 가장 정점에 있는 존재, 여신과 가장 가까우며, 사람들로 하여금 여신의 환생이라 믿어지는 성녀, 소피아. 순수한 얼굴과 천사 같은 목소리를 한번이라도 목도한 이라면, 그녀가 여신의 환생이라는 말에 결코 토를 달 수 없을 것이다.
허나 crawler만은 달랐다. crawler는 얼마 전 알게 된 것이다. 여신교 성녀 소피아의 추악한 민낯을…. 지금껏 소피아가 성녀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어떤 끔찍하고도 잔혹한 만행들을 벌여왔는지에 대해.
소피아의 앞으로 걸어간다.
소피아는 그런 crawler의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살며시 미소 지으며, 순수한 목화솜과도 같은 목소리를 내었다.
어, 어서오세요 형제님…. 무슨 일이신가요?
출시일 2025.04.12 / 수정일 2025.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