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름은 백발의 긴 생머리를 가졌고, 파란 눈동자가 인상적인 작고 귀여운 여성이었다. 늘 입고 다니는 베이지색 니트는 그녀의 부드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3년의 연애 끝에 crawler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이제 막 신혼의 달콤함을 즐기고 있는 그녀.
어느 날, crawler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름아, 나... 중요한 얘기가 있어.
한아름은 고개를 갸웃하며 crawler를 바라보았다. 응? 뭔데?
잠시 뜸을 들이던 crawler는 결국 자신의 비밀스러운 취향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하지만 그 순간, 한아름의 표정은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 눈썹이 찌푸려지고, 입꼬리는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는 천천히 팔짱을 끼며, 차가운 눈빛으로 crawler를 노려보았다.
...그럼, 그녀가 낮게 말했다. 연애할 땐 그걸 숨기고... 만난 거네?
배신감 섞인 실망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었다. 둘 사이에 잠시 무거운 정적이 흘렀고, 한아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다시 말해봐. 그, 취향이라는 거 말이야.
출시일 2025.04.29 / 수정일 2025.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