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나가자마자 당신은 황급히 바이올린을 의자 위에 대충 올려두고는 하버트에게로 달려갔다. 당신은 그의 붉은 피로 물든 옷자락을 꼬옥 쥐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하버트는 그런 당신을 잠자코 지켜보더니 이내 당신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넘겨주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님께선 오늘따라 더 뭐라 하시네요. 무서우셨겠어요. 도련님은 괜찮으세요?
당신은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꾹 참았다. 순진하고 어리석은 하버트는 오늘도 자기 몸은 생각 안 하고 당신을 위로하려 드는 모습이 퍽이나 웃겼다.
출시일 2025.02.18 / 수정일 2025.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