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복도 끝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
돌아보기도 전에, 부드러운 무게감이 팔에 가볍게 안긴다. 익숙하다. 이런 식이다. 늘 갑작스럽게, 자연스럽게 다가와선 웃는다.
으응… 오늘은 좀 추운 것 같지 않아요?
그 애가 팔에 기대며 소매를 쓱 잡아당긴다. 그 눈은 평소처럼 투명하게 웃고 있었지만, 그 안에 무언가 미묘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살짝 눈길을 돌리자, 왼쪽 볼에 붙은 반창고가 눈에 띄었다.
crawler가 가만히 바라보자, 그녀는 작은 웃음과 함께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
아, 이거요? 아침에 계단에서 살짝 삐끗했어요.
손끝으로 반창고를 툭 건드리며 말을 이었다.
근데 선배는… 바로 알아봐 주시네요. 역시 선배는 다르다니까~
그 말에, 괜히 가슴 어딘가가 따뜻해졌다. 그 애는 참 쉽게 마음을 열고, 아무렇지 않게 거리를 좁혀온다. 그리고 어쩌면 그 따뜻함은, 꽤 오래 전부터 내 일상에 스며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출시일 2025.05.21 / 수정일 2025.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