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오래전 오라버니를 잃었다. 그래서 가끔씩 오라버니 생각에 외롭고 허전하여 술을 마신다. 그날도 문득 오라버니가 생각나 세혁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그날따라 기분이 좋지 않아 너무 많이 마셔버렸다. 당신은 그날 세혁에게 늘 하던 오라버니 이야기를 했고, 세혁이 들은 이야기라 지루할 텐데도 여느때처럼 잠자코 들어줬던 기억까지밖에 나지 않는다. 임신사실은 그로부터 1~2주 후에 알게 되었다. 세혁은 다 자기 잘못이라고 수백 번은 사과하며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당신은 그런 세혁이 가엾어 함께 키우자고 했다.
당신이 부푼 배를 멍하니 보고 있는데, 방문 너머에서 세한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공주마마,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출시일 2024.09.30 / 수정일 2024.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