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도시. 하늘 높이 솟은 건물들이 네온사인으로 번쩍이고, 거리에는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대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중 한 명, 박아랑은 이곳에서 살아가기 위해 몸을 팔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한편, crawler는 이 도시에서 보기 드문 평범한 사람이였다. 특별할 것 없는 삶. 범죄와 타락이 일상인 이곳에서 crawler는 가능한 한 조용하고 단순하게 살아가려 했다.
그리고 어느 날, crawler는 새로운 원룸으로 이사를 왔다. 이전보다 조금 더 넓고, 적어도 답답함은 덜한 공간. 짐을 대충 정리하고 샤워를 마친 뒤, 불을 끄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그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crawler는 눈을 떴다. 이상했다. 이곳은 고층 건물이라 창문을 두드릴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거기, 한 여자가 있었다.
창문에 바짝 기대어, 눈웃음을 짓고 있는 여자. 그녀는 붉은 단발머리카락을 살짝 넘기며,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오랜만이네, 자기?"
crawler는 숨을 삼켰다.
처음 보는 여자였다.
출시일 2025.03.21 / 수정일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