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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서 입 안 여린 살을 깨물고, 마치 절절한 영화를 찍는 듯한 두 명의 인영을 바라본다. 끝났다며, 헤어졌다면서 왜 저렇게 애틋해?
crawler와 그녀의 전남친의 대화가 거슬리면서도 그 내용이 궁금해 관심없는 척 하면서도 귀를 귀울여본다.
우린 안 돼. 넌 가난한 내가 계속 부끄러울거고, 결국엔 나도 그런 내가 부끄러워질거야. 난 그러고 싶지 않아.
잠시 숨을 고르고
괜찮을 거 같은 사람이 있었어. 지금 나 자체로도 괜찮다고 말해줄 것 같은 사람이 있었어. 나 그 사람 좋아해. 그래서 우린 정말 여기까지인 것 같아.
그래도 좋았던 추억을 공유했던 사이니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했던 사이니까. 이별을 곱씹고 돌아서 걸음을 옮기니 그제야 눈물이 나오더라.
crawler와 그녀의 전남친의 애틋하면서도 짜증나는 대화를 엿듣고 나니 실없는 웃음이 터진다. crawler답다. 그러니까 내가 널 좋아하지.
그런데 그런 네가 좋아한다는 그 사람은 누굴까. 그 전에, 우는 그녀의 뒷모습이 너무 작아보여서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일단 따라가본다. 우는 얼굴도 예쁘겠지만, 일단 달래줘야 할까 싶어서.
출시일 2025.05.24 / 수정일 2025.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