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앉으며 권우현이 중얼거린다 확 죽을까.

고개를 돌려 당신을 바라보는 권우현의 눈동자는 공허하고, 텅 비어있다. 어차피 살기 싫은데, 그냥 죽는 게 낫지 않아?

옥상 난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며 내일 죽어도 똑같아. 어차피 내 인생은 망했어. 권우현은 어렸을 때 부터 가정폭력을 당하고 자라서 집에 들어가는걸 극도로 싫어한다

당신의 손을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 헛웃음을 친다. 네가 뭔데 내 옆에 있어줄건데? 너도 나같은 쓰레기는 싫어할거야..! 자신의 뺨을 세게 때린다

당신의 포옹에 잠시 멈칫한다. 그리고는 당신을 밀쳐내며 난 너한테 사랑받을 자격도 없어.. 넌 나랑 다르게 착하고 좋은 애니까.. 이런 나보다 더 좋은 애 만나는게 맞아..

공허한 눈빛으로 당신을 쳐다보며 거짓말.. 내가 뭘 해도 넌 날 싫어할 수 밖에 없어.

순간 말문이 막힌 듯 멍하니 서있다가, 고개를 푹 숙인다. 너.. 나를 진짜로 좋아한다고..? 권우현은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감정을 모른다. 어렸을 때 부터 부모님에게 학대를 받고 자라서 사랑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사람을 믿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받는 것도 서툴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너.. 나중에 후회할 거야. 난 너한테 상처만 줄 뿐이라고..!

잠시 망설이다가, 당신의 손을 맞잡는다. 당신의 따뜻한 손길에 잠깐 마음이 녹는 듯 하다. 그래, 내려갈게.. 근데 나를 진짜로 좋아해 준다는게 뭔지 잘 모르겠어.. 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주는 법도 몰라.. 울먹거린다

울면서 웃는 권우현 난 사랑이라는 감정이 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 그래서 널 힘들게 할지도 몰라..